1. 새로운 생명의 탄생
바야흐로, 때는 라가172년, 라가 트로시안 드모로 왕제가 즉위하는 시대이다. 계급은 크게 황족, 귀족, 자유시민, 그 외 로 나뉘어졌다.왕의 오랜 통치기간 끝에, 황제의 세력은 날로 드높아져가고, 귀족들은 조금씩 몰락하기 시작했다. 황제는 자신외는 모두 같은 노예로 밖에 보려고 하지 않았기 때문이다. 그 와중에 귀족의 권위를 지치려는 은밀한 세력이 모이고 모여 시키나스가문을 주축으로 세력을 확장하고 있었다. 하지만 시키나스 가문은 한가지 걱정이 있었는데, 바로 남자아이가 태어나고 있지 않은것이다. 이 라가제국은 모든 일은 남자가 주축이 되어서 진행되고 있었기 때문이다. 하물며 여자들은 집안이 좋지 않은 경우, 치료조차 받을 수 없었다. 여자들에게는 단하나의 큰 금기 사항이 있었으니, 가사외에 일을 해서는 안된다는 것이였다. 이런 상황에서 남자가 태어나지 않는 집은 굶어 죽을 수 밖에 없는 것이다. 물론 뒷 거리에서는 상관이 없긴 했지만.
시키나스 가문에서는 하녀들이 분주해지고 시키나스의 부인이 기다리던 출산에 임박했다.
"아직이냐!"
"시키나스님......."
하녀는 고개를 들지 않은채 말을 잇지 못했다. 이유는 간단했다. 시키나스는 벌써 딸이 5명이나 되었기때문에 아들을 간절히 염원했다.하지만 상황은 설산가산으로 또 다시 딸이 태어난것이다. 5명의 태어난 딸들중 첫째와 둘째를 제외한 나머지는 모두 하녀로 삼았을 정도로 시키나스는 딸이라는 말을 싫어했기 때문이다.
내가 여자를 잘못 고른 것일까...
"여봐라, 아기를 데려오라"
"예? 예..."
말이 끝맺음과 동시에 하녀는 아기가 있는 방으로 튕기듯이 사라졌다.
"아기를 이리 주시게.""예, 시녀장님.""일단, 마님을 잘 살피시게나."
하녀는 마님을 보며, 안타까운 눈초리를 보냈다. 그리고는 아기를 들고 시카나스가 있는 방향으로 몸을 돌렸다.
"아기를 대령했습니다."
시키나스는 아기를 쳐다보기 시작했다. 그리고 무엇인가 결심한 듯 고개를 끄덕였다. 그리고는 하녀를 쳐다보고 말했다.
"아기의 출산을 맡은 사람은 몇명이나 되지?""저와 하녀 2명입니다.""그렇군. 이 아이가 여자인것을 모르도록 입단속 시키도록.""예? 그말은.. 알겠습니다."
이 집안의 모든 사람들은 이 상황에 대해서 심각하게 생각하고있었다. 공식적으로 집안의 책임자가 50세가 되는 경우 후계자를 지목해야 했기 때문이다. 이는 황제가 귀족들을 손아귀에서 내려두지 않게 하기위해 후계자들을 미리 교육을 시키기 위해 황궁에서 몇년간 살게 하기 때문이다. 별다른일이 없을 경우 이는 잘 지켜져왔고, 귀족들은 이 덕에 귄력이 축소 되어 가고 있었던것이다. 만일 후계자를 보내지 않을 경우에 그는 황명을 어긴 것으로 간주 귀족의 직위를 박탈당하기도 하였다. 또한 후계자가 황궁에서 문제가 생길경우엔 제 2남을 보내야만 했다. 물론 부모들은 눈물을 흘렸지만, 황궁은 그리 만만한 곳이 아니었다.
"세리크님, 그렇게 뛰어다니시면 안됩니다."
세리크에게 잔소리를 하고 있는 사람은 시키나스의 셋째딸인 하키나였다. 물론 모드들 공녀인것을 알고있었지만, 시키나스님의 명령으로 공식적으로는 하녀로 키울수밖에 없었다. 세리크의 모친은 잇달은 출산으로 침대에서 생황을 한지 벌써 4년차에 접어들었기 때문에 세리크에 관한 것은 대부분이 하키나의 손으로 키워지고있는 실정이였다.
"누님, 저나비가 부르고 있는데 어떻게 합니까."
"세리크님! 누님이라니 당치도 않습니다. 그냥 하키나 라고 불러 주십시오. "
하키나는 짙은 갈색머리에 얼굴엔 주근깨로 가득한 이제 3살의 세리크를 보면서 야단치고 있었지만, 세리크는 그것도 즐겁다는 듯이 웃어보였다.
꺄르르~~
하키나와 그 아래의 넷째 동생 모니아는 자신들이 공녀라는 것을 알면서도 모른척했다. 그만큼 시키나스는 딸을 보면 기분이 좋지 않아했기 때문이다. 하지만 세리크가 태어난 뒤로는 달라졌다. 하키나는 항상 세리크를 보며 기분을 전화했지만 넷째인 모니아는 세리크를 보며 항상 질투심외에 다른 감정을 주지 못했다.
"언니, 너무 한거 아니에요?"
"뭐가?"
"쟤나 우리나 같은 시키나스님의 자식인데..."
"너무 그러지마. 쟤가 아니였으면 우린 정말 죽엇을지도 모르잖아"
시키나스와는 다른 금발머리을 가진 하키나가 짙은 갈색머리의 모니아에게 말했다.
"언닌 머리색도 눈동자색도 다른데 정말 시키나스님의 자식이 아닌 거 아냐?"
조금 인상을 짓푸리기는 했지만 5살의 하키나는 웃으며 말했다.
"글쎄, 하던일이나 마저 하고 와서 얘기하자"
"흥~"
하키나는 세리크에게 줄 간식을 가지러 갔다. 모니아가 그 모습을 보고는 왠지 측은해 보이기도 했다. 뒷얘기를 조금하자면 하키나는 지금의 마님이 낳은 자식이 아니였다. 마님 데리안이 계속 아들을 낳지 못하자 여자를 잠깐 구해서 아이를 낳았지만 또다시 딸이였다. 그리고 그 딸을 본 시키나스는 딸을 낳은 여자를 단칼에 베어버린 것이다. 하지만 이 사실을 하키나든 모니아든 알 방도가 없었다.
2년이 더 지난후 세리크는 5살이 되었고 5살이 된 세리크는 황궁에서 수업을 받아야만 했다. 남자아이는 세리크뿐이였기 때문이다.
똑똑
"들어오세요"
항상들어오는사람은 하키나로 정해진 방에, 시키나스가 들어오자 세리크는 잠시 당황했다. 그도 그럴것이, 시키나스는 사실상 세리크의 방에 들어온것이 이번이 처음이 였기 때문이다. 아무리 남자인척해도 사실은 여자아이였기때문에 시키나스는 크게 마음을 주지 않았다.
"아, 아버님"
"세리크, 할말이 있어서 왔다. " - 뭐 그거말고 볼일이 있겠느냐만은.
"예, 말씀하십시요, 아버님"
표면상이 남자일뿐이지만 시키나스는 아버님이라는 말에 상당히 기뻐했다. 딸의 경우는 어머님은 가능해도 아버님이라는 말을 사용해서는 안되기 때문이였다. 사실 세리크가 남자라는 것을 아는 것은 시녀장과 자신뿐이였다. 우연인지 아닌지는 잘 모르겠지만 그때 거들던 하녀 두명은 세리크가 태어난 날밤에 강도가 들어 살해 당했기때문이다.
"그간 공부는 잘되고 있느냐"
"예. 최선을 다해 정진하고 있습니다."
형식상 물어본것이지만 세리크는 아버님이 자신에게 관심을 갖고 대화하는 것으로 상당히 기뻐했다. 그만큼 부모의 사랑이 부족했기 때문일까. 세리크는 공부도 검술도 모두 인정받기 위해 정말 열심히했고 보통은 넘어섰다.
"네가 올해 생일이 지나면, 황궁으로 가야하는 것을 알고 있겠지?"
"예 알고 있습니다."
"네가 만일 거기서 여자라는 것이 들키면, 모든 것이 끝나는 것도 알고 있으리라 생각한다."
그 다음날부터 5살 밖에 안된 세리크는 황궁의 예법등을 공부하기 시작했다. 공부할때 쯤이면 하키나와 모니아는 항상 문틈으로 숨어서 지켜보고는 했다. 뭐 이들이 공녀라는 걸 모두 알고 있기 때문에 하녀라고 해도 힘든일을 주어지지 않았고, 시간은 널널했다.
이윽고 생일이 되었고, 시키나스가에서는 파티가 열렸다.첫째 시루아와 둘째 크레리아는 드레스에 각종장신구로 몸을 휘감았다. 그것을 돕는 것도 셋째와 넷째였다.
"시루아님 정말 잘 어울리십니다. 10살로는 보이지 않을 정도로 예뻐요"
모니아의 말에 시루아는 기분이 좋아졌다. 이들이 자신들의 동생인것을 알면서도 모른척해왔고, 하녀이상의 대후는 전혀 해주지 않았지만 칭찬을 들으니 기분이 좋아서 한마디했다.
"모니아, 내가 예쁜건 세상누구라도 아는 사실이지"
옆에서 듣고 있던 크레리아는 지기 싫다는 듯 보석류를 머리에 장식하기 시작했다
"야! 하키나! 시루아언니보다 안예쁘게 하면 나중에 죽을줄 알아~~~~"
그 말 때문은 아니였지만 하키나는 예쁜 동생에게 소리없이 자기가 할수 있는 최대한 크레리아를 꾸며주었다.
파티장의 분위기는 어수선했다.
하녀들은 장식물을 붙히고 하인들은 탁자와 의자를 순서대로 옮겼다. 하얀 의자와 하얀탁자 그리고 새빨간 장미가 탁자위에 놓여졌다. 특별히 화려한 장식은 없었지만 깨끗하고 아름답운 파티장을 연출시켰다.그리고 손님이 하나둘 몰려들었다. 대부분 세리크와 동갑이거나 한두살 많은 아이를 가진 귀족이 찾아왔다. 그리고 비슷한 황궁에서의 교육이라던지 그런 얘기를 시작했다.
이 어수선한 분위기에 시녀장이 확성기를 들고 말했다.
"시키나스님과 세리크님 이십니다."
순식간에 어수선한 분위기가 세리크쪽으로 향했다. 까만 반바지와 하얀 자켓을 입은 세리크는 5살 짜리 다운 귀여움을 풍기고 있었다. 그와중에도 살풋웃는것으로 보아 남자로 태어났다면 바람둥이가 됬으리라.
"모두 저의 생일 파티에 참석해주셔서 감사합니다. 마음껏 즐기다 가십시요"
모두앞에서 하는 말을 보며 시키나스는 흐뭇했다. 딸인것을 잊은채로.
"오늘은 모두들 정치에 관한 것은 잊고 즐겨주십시요"
세리크의 말을 받아 시키나스가 말했다.
그리고 시루아와 크레리아도 잇달아 도착했다. 이제 9살이 된 크레리아지만 다른 아이들에 비해 성숙한 매력을 풍기고 있었다. 크레리아의 머리장식 때문일까. 신비한 빛을 내고 있었기 때문이다.
"크레리아 누님 오늘따라 더욱 예뻐보이십니다."
그 말을 들은 시루아는 완전히 열이 뻗쳐버렸다. 얼굴이 빨개지는 동시에 문밖으로 다시 나가버렸다. 하지만 파티장에서는 크레리아에게 모두 집중하고 있었기 때문에 아무도 몰랐다. 시루아는 도저히 열을 해소할수가 없었다. 분수대 옆에 걸터앉은채로 씩씩대고 있었다. 때 마침 하키나와 모니아가 음식을 들고 지나가고 있었다. 열받은 시루아 얼굴은 더욱 달아올라 새빨개 졌다.
"야! 모니아! 이리와봐""예? 예."
들고가던 음식을 하키나에게 들려준뒤 시루아에게로 갔다.
"따라와"
시루아는 자기 방으로 모니아를 데리고 갔다. 모니아는 걱정되는 얼굴로 일단 따라갔다. 열받았을때의 시루아말을 듣지 않으면 점점더 분노 할것임이 뻔했기 때문에.
"왜 크레리아가 눈에 더 띄는 거야? 응? 너 한번 당해볼래?"
갖은 욕을 해대던 시루아는 가만히 있는 모니아의 보고 분을 삭힐수 없었는지 모니의 긴 머리를 싹둑싹둑 잘라버렸다. 그리고 분이 조금 삭은듯 모니아에게 방청소를 시키고는 나가버렸다.덩그란히 혼자 방에 남은 모니아는 울고 싶었지만 방청소를 시작했다. 그리고 깨끗해진 방을 확인하고는 시루아의 거울을 보니 남동생 세리크보다도 짧아진 자신의 머리를 보고 밖으로 뛰쳐나갔다. 성밖의 고요한 노을아래 조금 마음을 진정시켰다. 왠지 시원한 바람이 불어 짧아진 그녀의 짙갈색 머리를 스쳐지나갔다.그리고 물가에 앉아 울음을 터트렸다.
흑흑흑
"왜 나만 이런꼴을 당해야하는 거야 모두 시키나스님의 자식인데 아버님의 자식인데...."
모니아는 아무도 없는 성밖에서 울다가 지쳐 잠들어 버렸다. 그리고 눈을 뜨니 한밤중이었다. 그리고는 모니아는 성이 보이는 쪽으로 몸을 돌렸다.환한 불빛이 보였다.
아아 역시 성은 밝구나..
밝았다. 그런데 너무 밝았다. 뭔가 이상함을 눈치챈 모니아는 급히 성쪽을 향해 달려가기 시작했다.
탁탁탁 .. 헉헉헉
너무 급하게 달려와서 숨이 턱까지 차올랐다. 하지만 눈앞에 펼쳐진 상황은 예상이상이였다.
"이게 뭐야..."
성에는 온통 불이 질러져있었고, 사람이라고는 아무도 없었다.